2013. 6. 13. 11:32

56. 안치환 Confession (1993/킹레코드) 


민중가요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노래운동가들이 합법음반을 발표하고 또한 그 음반들이 어느 정도 상업적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드물고도 힘든 일이다. 집회를 위한 선동가의 성격이 짙었던 80년대 민중가요들이 이제는 활동공간이 한계를 벗어나 햇볕 아래로 나오기 위해서는 그것들이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함과 동시에 상업적인 멜로디와의 타협이 필요하다. 안치환은 이러한 경우의 성공적인 사례인 동시에 민중가요를 '구호'가 아닌 '노래'로서의 관점에서 한 단계 끌어올린 가수다. 특히 그의 3번째 작업인 은 류시화, 정호승, 나희덕 그리고 김남주의 시와 언제나 현실의 문제를 직유가 아닌 은유로서 다루어왔던 안치환의 가사 쓰기로 인해 멜로디의 서정성에 결코 뒤지지 않는 가사미학을 선보이고 있다. 대학가만을 맴돌던 민중가요가 이제는 그 지지기반을 넓혀가기 위한 대안으로서 제시되고 있는 그의 노래들은 그의 개인적인 노래에 대한 진화와 함께 이 한 장의 음반을 시작으로 한 그의 뒤이은 후속작들의 곳곳에서 그 풀뿌리 같은 끈질긴 생명력을 드러내고 있다. 즉, 은 90년대 제도권 진보성향의 노래가 울리는 제도권 시장에서의 첫 번째 자립선언의 결과물이다. (황정) 


링크곡은 '우리가 어느 별에서'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d_ryN3_ULH4


아쉽게도 2008년도 발매 앨범 음원입니다. 원래 앨범 음원은 유투브에서는 못찾겠네요.

혹시 원곡 음원 링크 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시간도깨비
2013. 6. 12. 10:21

55. 시나위 1집 (1986/서라벌레코드) [신대철(g), 임재범(v), 박영배(b), 강종수(d), 김형준(key)]

 

한국에서의 본격적인 헤비메틀의 출발은 참으로 두터운 돛을 달고 시작되었다. 바로 이 앨범 때문이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미안할 정도로 이들의 첫 앨범은 정도를 달린다. 디스토션이 걸린 기타 사운드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그것의 운용방식이 (전통적인 헤비메틀의 관습적인) '리프'와 '솔로'로 구성되며 고음역이 강조되는 보컬의 멜로디 라인은 그것을 구현한 것을 넘어 세련된 창작의 경지에 이르렀다. <크게 라디오를 켜고>는 앞서 말한 대로 헤비메틀이 지녀야 할 이디엄을 모두 갖춰 제대로 이 장르를 소개할 수 있는 차원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지닌 넘버다. <아틀란티스의 꿈>과 같은 곡은 자칫 장황해지기 쉬운 이 장르의 스타일을 잘 정리해 낸 수작이다. 보컬을 맡지 않은 기타리스트가 프론트맨이 되는 록밴드의 규율을 잘 지켜낸 것도 분명 주목해야 할 점이다. 뿐만 아니라 이 앨범이 '임재범 버전'과 '김종서 버전'의 두 가지 저번이 존재하는 것은 콜렉터의 아이템으로 더욱 효과만점인 부분이기도 하다. (조원희)

 

개인적으로 꼽는 장르 불문 최고의 곡중 하나인 '크게 라디오를 켜고'가 수록된 앨범입니다.
이 한가지 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앨범이죠.

 

http://www.youtube.com/watch?v=-bKFvc4_S_I

Posted by 시간도깨비
2013. 6. 11. 10:28

54. 듀스 DEUXISM (1993/지구레코드) [이현도(v, prog), 김성재(v)]

 

"우리들의 어린 시절 이미 지나갔고, 어른이란 이름으로 힘든 직장 갖고, 생활하면서 이미 뽀얀 얼굴은 갔고, 그런 걸 같고 고생이라고 말하고, 고지식한 생각으로 남을 무시하고, 동심을 가진 어른들을 이상하다하고, 동심을 가진 어른들을 이상하다하고, 전자게임, 프라모델, 만활 싫어하고, 그게 왜 재미있는지 이해를 못하고, 그런 사람을 보며 나는 답답하고, 얼키고, 설키고, 꼬이고, 막히고./어렵게 생각하면 힘든 세상이지만 행복은 그리 먼 게 아니야. 작은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이미 넌 행복한 거야"( with H2O)는 랩에서 라임을 따지는 이현도의 관심사를 보여준 명곡이다. 그리고 데뷔 음반과 같은 해에 발표된 이 음반은 그들의 진일보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또한 이런 발전적인 모습은 1995년 Force DEUX 때까지 계속적으로 보여주었다. 진정으로 90년대 한국 대중음악에서 스스로가 음악감독이 되어서 최상의 음반들을 계속적으로 내놓은 경우는 서태지와 이현도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다른 점은 서태지의 음반은 나올 때마다 열광적인 미디어의 추적으로 그의 작업결과물이 낱낱이 해부되었지만, 이현도와 듀스는 그냥 댄스 뮤지션이었다는 것뿐. 그러나 장난 아닌 밀도를 가진 이현도의 음악에서 우리는 천재의 모습을 본다. 그리고 이 음반은 그러한 시발점이었다. (박준흠)

 

 

듀스... 뭐 지난번에 얘기했던 그느낌 그대로입니다.

 

오늘 링크곡은 '나를 돌아봐'
http://www.youtube.com/watch?v=jBgA_h2cTjk

Posted by 시간도깨비
2013. 6. 10. 10:35

53. 동서남북 1집 (1980/서라벌레코드) [박호준(g), 이태열(b), 김득권(d), 이동훈(key), 김광민(key), 김준응(v)]

 

1980년에 발매되었다가 1988년에 재발매되고 1988년 시완에서 또 다시 재발매되었으나 인구에 회자되던 그 전설성만큼 관심받지 못하는 앨범이다. 한동안 <나비>라는 한 곡과 그 음반의 희귀성 때문에 마치 전설 속의 밴드라기보다는 프로그레시브의 가능성을 가졌던 밴드였다. 타이틀(은 아니었겠지만)격인 <하나가 되어요>라는 곡은 보통 가요에 버금갈 뿐이지만 전체적으로 풋풋하면서 세련됐더라면 그럴 수도 있는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어쨌든 <나비>라는 프로그레시브적 접근을 취한 곡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재발매로 인해 이들의 정체는 밝혀졌겠지만 그 촌스러운 재킷이 구매욕을 상실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특이한 사항을 들자면 양병집이 프로듀서를 했다는 것과 일요예술무대를 진행하는 김광민이 있었다는 것. (한유선)

 


서라벌레코드 레이블이었기에 발매됐을만한 앨범이라면... 너무 추상적인 느낌인가요?

 

좋은 앨범입니다. 단순히 곡의 분위기 뿐만 아니라 구성 면에서도 정통 프로그레시브록 스타일에 아주 충실한 곡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요.

 

오늘 링크곡은 두번째 트랙 '나비'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NaExMxFd2K8&list=PL7D5984F6794A9851

 

유튜브 영상은 1988년도 재발매된 음원인듯 합니다. 제가 1980년 발매 음반은 들어보지를 못했지만 이들이 그 후 공식 활동한 적이 없는걸로 봐서는 동일한 음원일듯 합니다.

 

아... 참고로 시완레코드에서 1998년에 CD로도 발매가 된 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제가 찾아본 바로는 모두 품절이었습니다 ㅠㅠ

Posted by 시간도깨비
2013. 6. 5. 11:52

52. 산울림 3집 (1978/서라벌레코드) [김창완(g, v), 김창훈(b, v), 김창익(d)] 


우리 나라에 신중현과 엽전들이 록이라는 형식을 도입했다는 이유 때문에 산울림에게 '한국 록의 선각자'라는 명칭을 부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신중현이 록의 원형질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산울림의 3형제들은 끝없는 상상력과 자유로운 정신으로 이미 20년 전에 한국이라는 땅에서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싸이키델릭, 펑크, 메틀 등 갖가지 음악의 형식들을 선보였다. 엘리트 코스를 거친 이들 3형제의 우연한 시도인 <아니 벌써>로 당시 40만 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대중음악계를 향해 포문을 연 산울림은 2집에서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에서 변화, 혹은 진화의 모습을 예감케 하더니 3집에서는 한 걸음이 아닌 훌쩍 건너뛴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철저한 상업적 패배로 끝났지만 3집에서 보여준 산울림의 모습은 자신들의 색깔을 가지면서 끝없는 실험을 한다는, 어쩌면 모든 음악인들의 지향이라고도 할 수 있는 화두에 대한 훌륭한 전범으로 기억된다. 이것이 3집이 산울림의 작품 중 최고라고 할 수는 없을지 모르나 최선으로 기억되는 이유이며, 그들의 목에 감히 '한국 록의 선각자'라는 화환을 걸어주는 이유다. (황정) 



오늘 링크곡은 첫번째 트랙 '내 마음'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o4kfsaRiYRU

Posted by 시간도깨비
2013. 6. 4. 14:47

김연아선수가 2013-2014시즌 갈라 음악으로 'Imagine'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사용하는 음악은 존 레논의 원곡이 아닌 국제앰네스티에서 2007년 발매한 컴필레이션앨범 'Make some noise'에 실린 에이브릴 라빈의 곡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앰네스티가 대중들의 시선을 한 번 더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는 행동 하나하나마다 어쩜 이리 예쁜지요 연아선수는 ㅎㅎㅎ.


평소에도 제 블로그에 많지는 않지만 '앰네스티', '국제앰네스티', '인권'을 키워드로 찾아오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평소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는 하지만 막상 글을 시작하려면 너무 길어지거나, 장황해질 것 같아 '인권'을 제대로 다룬 글은 사실 한 건도 없습니다 제 블로그에는요...


이번 기회에 간략하게, 아주 간략하게 나마 '인권'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 인권(Human rights)이란 무엇인가...<<

http://ko.wikipedia.org/wiki/%EC%9D%B8%EA%B6%8C


사전 적인 정의를 이 페이지에 옮기자면 그 길이다 한정없이 길어질테구요, 끝까지 읽는 분도 한분도 안계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링크로 대신합니다. 위키 한국페이지에 올라와있는 인권문서입니다.


또한 책으로 읽고 싶은 분들께는


인권의 발명(Inventing human rights : a history)-린 헌트


이 책을 추천합니다.



저는 이 글에서는 일반적으로 하게 되는 인권에 대한 오해들을 얘기해보려 합니다.


1. 인권은 인간의 권리를 말하는 거잖아?

- 네 맞습니다. 그러나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생득적으로 획득하는 권리가 되겠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인간이 태어나면서 갖게 된 그 어떤 이유로 인해서든 반드시 가져야 하는 권리를 얘기합니다.

  즉, 미국 상류 사회에서 태어난 백인 남자아이와, 아프리카 콩고에서 태어난 여자 아이가 동일하게 누려야 하는 권리, 핀란드의 18세 여성과 이란의 18세 여성이 동일하게 누려야 하는 권리, 영국의 65세 남성과 중국의 65세 남성이 동일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권리를 얘기합니다.  사람의 지역, 성별, 나이, 종교, 경제적 지위, 정치적 성향, 성적 취향 등을 이유로 박탈 당해서는 안되는 권리를 말합니다.


2. 인권위원회에서는 왜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난 얘기를 하는거지?

- 좀 극단적인 얘를 들겠습니다.

 인권에 대한 논의가 대중적으로 이루어지기 전인 16세기까지, 유럽에서는 형을 집행하기 전 자백을 위한 고문은 재판의 한 요소였습니다.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주인의 죄를 종이 대신 형을 사는 것은 합법적인 일이었구요(근대화 전까지).  대항해시대 아프리카를 처음 방문했던 유럽의 한 귀족 부인은 부두에서 처음 본 흑인이 "안녕하세요"라는 말에 대답을 하지 못하자 "음... 사람에 가깝게 생긴 원숭이네요."라고 했다고 합니다.

  위의 예들은 그 당시에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일들입니다.(위에 추천했던 책의 초반부를 보시면 좀 더 자세하고 다양한 얘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앰네스티에서 하는 이야기는 그렇기에 현재의 상식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성 소수자의 인권, 제소자의 인권, 사형제의 폐지, 대체복무제의 도입 등등...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사회 통념적 테두리 안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 것이 앰네스티의 일입니다.


  인권관련 연설 중 빠지지 않는 것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 'I have a dream'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네 명의 내 자식들이, 피부 색이 아닌 그들의 품성에 의해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이 구절에서 '피부 색'대신 종교, 나이, 경제적 지위, 성별 등등의 단어로 바꾸어 보시면 앰네스티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으실 듯 합니다.



  역시... 짧게 써보려고 마음 먹고 시작했는데도 길어지네요. 일단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Posted by 시간도깨비
2013. 6. 4. 11:13

51. 김광석 다시 부르기 (1993/킹레코드) 


90년대 초 소극장무대의 주역은 다름아닌 자그마한 키에(하지만 목청은 누구 못지 않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짓던 김광석이었다(공연을 마친 후 자기 딸의 돌이라며 떡을 나누어주며 지었던 그의 미소···). 그가 3집과 4집 사이 발표한 비정규 앨범(베스트 앨범의 성격도 띄며)인 <다시 부리기 1>에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과 동물원 시절의 곡, 솔로 시절의 곡, 그리고 미발표곡들이 원곡과는 다른 편곡으로 실려있다(일부는 라이브 버전으로). 이 앨범에는 최백호의 <입영전야> 이후 입대하는 친구에게 불러주는 노래이자 훈련소에서 이등병도 되지 못한 훈련병들의 집단눈물사태를 유발하곤 하는 <이등병의 편지>와 아직 뜨기 이전의 안치환과 공연할 때 듀엣으로 부르곤 했던 <나무>, 대학가에서 오랫동안 불리었던 <그루터기>, <광야에서> 등의 새로운 곡과 <흐린 가을에 편지를 써>, <거리에서> 등의 동물원 시절의 곡이 단순한 악기 구성의 간결한 편곡으로 실려 있다. (김민규) 


오늘 링크곡은 아홉번째 트랙으로 실린 '그루터기'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I-P-4dYyO5A


원곡보다 좋아하는 리메이크곡이 몇 곡 안되는데요, 그 몇 안되는 곡중 하나입니다.



Posted by 시간도깨비
2013. 6. 3. 13:14

50. 사랑과 평화 1집 (1978/서라벌레코드) [최이철(g, v), 김명곤(key, v), 이근수(key), 김태흥(d), 사보(b)] 


1978년 당시 세션 연주자들로서 실력을 인정받던 젊은 뮤지션들인 최이철(기타), 김명곤(키보드)을 중심으로 결성된 한국판 토토(ToTo)로 불려지던 이들은 '전문 세션 연주자들이 만든 밴드'라는 계보의 첫 번째 주자로서. 이후 봄·여름·가을·겨울, 야샤, 쿠바 등으로 이어진다. 그들의 명성에 걸맞게 <한동안 뜸 했었지>가 실린 이 음반을 발표할 당시는 '국내 최고의 연주그룹'이란 평이 지배적이었다. 80년대에도 각기 연주자와 편곡자로 이름을 드높인 김명곤과 최이철이 그룹의 운영을 주도했던 이들은 당시로서는 드물게 연주 자체에 천착했던 뮤지션들이었다. 이 음반에는 디스코풍으로 김명곤이 편곡한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와 베토벤의 <운명>이 실려있는데, 이는 당시로서는 '실험'이었다. 그리고 최이철의 마우스 튜브 연주가 뛰어난 <달빛>은 지금도 국내 대중 음악계에서 듣기 힘든 비범한 연주가 담긴 곡이다. (박준흠)


제가 갖고 있는 곡들의 음질이 별로 좋지를 못해서 뭐라고 다른 얘기를 하기 어렵네요;;


오늘 링크곡은 세번째 트랙 '어머님의 자장가'

http://www.youtube.com/watch?v=P2g4fFu2T9A

Posted by 시간도깨비
2013. 5. 31. 11:31

49. 장필순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때 (1997/킹레코드) 


장필순의 본 모습이 제대로 반영되기 시작한 것은 조동익이 음반 디렉터로 참여하기 시작한 1992년 3집 <이 도시는 언제나 외로워···>부터였다. <가난한 그대 가슴에>, <강남 어린이> 등이 실린 3집은 가사에 좀 더 치중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조동익의 참가로 지난 음반보다는 포크적인 느낌을 더 많이 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마스터피스인 본 앨범이 1997년에 나왔다. 사실 5집이 나오지 않았다면 장필순은 노래 잘하는 여자가수 정도로만 자리매김될 수도 있었다. 이 음반은 3집 이후 조동익과 같이 한 음악작업의 결과가 완벽하게 그 결실을 맺었음을 보여주었고, 조동익 밴드(조동익, 함춘호, 윤영배, 박용준, 김영석)의 세션은 조동익, 윤영배, 장필순이 공동으로 작업한 곡들에 너무도 역동적으로 매치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또한 이 음반에서 가장 놀랄만 한 점은 <그래!>, <넌 항상>, <사랑해 봐도>를 들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장필순의 곡 쓰기 작업이 완숙한 경지에 올랐다는 것이다. 한영애가 4집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그녀도 5집을 통해서 싱어 송 라이터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 (박준흠) 


아름다운 장필순씨의 목소리야 다시 거론할 필요는 없을 듯 하구요.


조동익씨와 함춘호씨를 중심으로 한 세션들의 연주가 정말 끝내주는 작품입니다.


오늘의 링크곡은 두번째 트랙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때'

http://www.youtube.com/watch?v=xsli4j05h5E



Posted by 시간도깨비
2013. 5. 30. 11:32

48. 한영애 불어오라 바람아 (1995/디지탈미디어)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양희은 이후 가장 중요한 여성 뮤지션으로, 90년대에는 장필순과 함께 독보적인 존재로 매김한다. 1977년 이정선, 이주호, 김영미와 같이한 포크 그룹 해바라기 1집으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가수로서의 '인정'을 받은 것은 그 유명한 <건널 수 없는 강>이 담긴 1986년 1집에서부터였다. 그리고 이 '인정'은 '폭발적인지지' 수준이었다. 원초적인 힘이 느껴지는 거친 음색의 이 곡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그 어느 누구도 보여준 적이 없는 놀라움이었고, "이렇게도 노래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는 굳이 제니스 조플린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진정으로 '가수에게 있어서 노래 부르기의 본질'을 생각하게끔 했다. "여자가수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통렬하게 날려 버린 그녀는 그래서 너무도 소중한 존재다. 그런 그녀가 우리 세션 역사의 한 장을 제시한 1988년 자신의 2집 <바라본다>와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한 1992년 3집에 이어 발표한 본작은 90년대 손꼽히는 명작이자 '여과된 정제미'를 보여주는 숨겨진 걸작이 되었다. "절망에서 무조건 달아나기엔 우리의 하루는 짧다는 것, 외로움에 한없이 부딪친다면 우리의 삶은 너무 길어지는 것"이란 <불어오라 바람아>, "일상 속에서 군중 속에 혼자 남겨져 외로울 때 날 위로하는 것은 너의 이름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란 <너의 이름>은 이 음반의 백미다. (박준흠)

 

어떤 장르, 어떤 분위기의 곡을 노래해도 결국 '한영애'류의 작품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앨범입니다.

 

두번째 트랙 '너의 이름'이 정말 좋은 곡인데요... 유투브에서 찾을 수가 없네요 ㅠㅠ
(혹시 찾을 수 있는 분은, 댓글에 링크 꼭 부탁드립니다!)

 

첫번째 트랙 '불어오라 바람아'를 링크합니다. 이 영상도 원곡은 아니구요 비교적 최근 티비에서 부른 버전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OoJloaud74c

Posted by 시간도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