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8. 10:33

13. 김민기 1집 (1971)

1971년 약관을 갓 넘긴 한 섬세하고 문약해 보이는 청년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내뱉은 조용한 목소리는 그 즉시 대중가요의 판도를 뒤흔들었고 곧 제3 공화국 정권에 의해 신화로 사라져갔다. 대중가요사에 있어서 형식적인 면에서의 혁명이 신중현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면 김민기의 치열한 가사 쓰기는 그것들이 내포하고 있는 비판과 도전의 메시지를 대중가요계에 또 하나의 화두로 던져놓았다. 자의든 타의든 간결한 멜로디에 얹혀진 시들은 시인을 신화적인 사회 운동가로 바꾸어놓고 말았다. 이렇듯 그의 노래들은 미학과 저항성을 따지기 이전에 당시부터 지금까지를 아우르는 저항적 성향의 가요들에 미쳤던 영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나의 노래가 우리 나라에서 가질 수 있는 최대치의 힘을 <아침 이슬>을 비롯한 그의 노래들이 보여주었고 또한 그 과정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부표처럼 떠도는 어설픈 낭만주의가 만연하던 당시 대학, 즉 지성의 중심에서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로서 자리매김했던 이 자그마한 노래들에 대한 추모는 바람결을 타고 떠도는 민들레처럼 아직까지도 그 씨앗들을 뿌리고있다. (황정)


아...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 누구라도 그대가되어 받아주세요 / 낙엽이 쌓이는날 /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 편지-

 

이런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야 했던 이가

 

헐벗은 내 몸이 뒤안에서 떠는 것은 / 사랑과 미움과 배움의 참을 너로부터 가르쳐 받지 못한 탓이나 /하여 나는 바람 부는 처음을 / 알고파서 두리번거린다 / 말없이 찾아온 친구 곁에서 / 교정 뒤안의 황무지에서 -두리번 거린다-
간밤의 바람은 말을 하였고 / 고궁의 탑도 말을 하였고 / 할미의 패인 눈도 말을 했으나 / 말 같지 않은 말에 지친 내 귀가 / 말들을 모두 잊어 듣지 못했네 -잃어버린 말-

 

이런 노래를 불러야만 했던 그 시절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할말은 많으나, 이 페이지에서는 안하렵니다;

오늘의 추천곡은 두번째 트랙 '내나라 내겨레'입니다. 제가 무척 좋아하는 송창식님의 곡이기도 하구요.

http://www.youtube.com/watch?v=3JsuCo5eMk0&list=PL12E9DAEE3E2C7044


Posted by 시간도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