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9. 11:02

오늘 브라질과 독일의 준결승전은 이번 월드컵 뿐만 아니라 역대급으로 기록될 결과였다.


통계나 분석 따위가 필요치 않은 경기였다.


최고수준 팀들간의 경기에서 그 균형추가 무너졌을때 종종 보이는 결과이긴 한데


평소 축구를 많이 보지 않는 분들에게, 최고수준의 대회에서 보여지는 결과라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나 보다.


리그 경기가 아닌 토너먼트에서 오늘과 같은 경기 분위기라면 4:0이나 5:0이나 7:0이나 10:0이나 사실 별 차이는 없다.


전반 크로스의 세번째 골이 나온 이후 사실상 경기는 끝난 거였다.


오히려 후반전 들어 나는 경기 외적인 면이 더 눈에 들어왔다.


스콜라리 감독은 역시 명장이다.


이미 경기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알만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선수라는 자부심이 가득한 브라질 선수들이 피치 위에서 느낄 공황감이 상상이나 될까...


벤치에서 뭐라 얘길해도 들릴 상황도 아닐꺼다.


그런데 감독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계속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선수들에게 얘기를 건냈다. 그렇다. 작전 지시가 아니라 끊임없이 얘기하고 말을 걸고 있었다.




경기가 끝난후 선수들을 일일이 위로하고, 마지막까지 피치 위에 모두 모이게 해서 스탭, 선수들 모두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도 그였다.





그리고 카메라는 관중석을 비추는걸 최대한 자제했다.


비췄다 해도 그동안 보여지던 앵글과는 아주 다르게 원거리에서만 비췄고, 이는 이기고 있는 독일 응원석을 잡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경기장 역시 마치 K리그를 보는 것처럼 크게 잡았다.


선수들의 얼굴을 비추는 것도 최대한 자제했고.


사실 당연한 거다.  지지난 시즌 잉글랜드 FA컵 결승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보였었고.


최소한의 동업자 정신이며 예의인거다.


언제나 극적인 장면만 찾아 헤매는 이 나라 카메라 앵글이 생각나서 이런 당연한 것들 마저도 매우 부러웠다는 뭐 그런;;;


그나저나... 한쪽은 내가 예상했던 독일이 올라왔고... 다른 한쪽이 네델란드가 올라오면 완성인데 ㅋㅋ

Posted by 시간도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