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23. 17:08

요즘들어 매일 포스팅을 하지는 않지만 유입경로와 유입키워드는 꼼꼼히 확인을 합니다.

볼 때 마다 항상 죄송한 마음이 들었던게 '강정마을'을 키워드로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

들입니다.


어느 카테고리에 써야 할지도 마음을 정하지 못해서 차일 피일 미뤄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전문적인 방향이나 세세한 내용은 이미 많은 전문 블로그 또는 강정평화마을위원회가 운영하는 블로그 등에도 나와있기에 편하게 접근해보기로 했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면 한번씩 방문해 보시면 좋을 위키페이지와 강정평화상단 페이지 링크 걸겠습니다.



http://ko.wikipedia.org/wiki/%EC%A0%9C%EC%A3%BC_%ED%95%B4%EA%B5%B0%EA%B8%B0%EC%A7%80


http://cafe.daum.net/peacekj



사건의 전개와 개요를 요약하기도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제주도민, 제주자치행정부, 해군(국방부)에서 주장하는 바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확한 팩트 보다는 전체적인 흐름과 분위기만으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제주 자치 행정부의 경우에는 '찬성->적극찬성->분명한 반대->유보->찬성' 이런 흐름으로 입장이 변화되어 왔습니다. 여러가지 얘기들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도지사가 바뀌었기 때문이겠죠.


제주 도민들의 입장은 크게 세 부류입니다. '적극찬성', '절대반대', '입장표명불가'

제주도라는 지역사회의 특성이 그렇습니다. 워낙에 좁은 동네여서 한다리, 두다리만 건너면 어떻게든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 곳에서 '중도'는 존재할 수 없죠. 그리고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가 아닌한 어떤 입장을 내세우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두 곳 모두에 지인들이 있을테니까요.  따라서 제주도민 여론의 향배 이런말 자체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해군의 입장이야 당연한 것이구요.


전체적인 흐름만 놓고 봐도 문제가 많이 보이긴 합니다.  특히 제주자치행정부의 입장에서 보자면요.


이 사업은 최초 '군항'이 아니라 평택항과 같은 '민군합동항'으로 디자인 될 예정이었습니다. 크루즈 얘기가 그래서 빠지지 않고 나옵니다. 그러다 항만의 디자인이 두세차례 정도 변경되면서(이 과정이 군에서는 모두 공개했다고 하지만 반대쪽에서는 자신들 모르게 진행된 일이라고 합니다) 전용 군항에 가까운 모습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부터 반대하는 세력이 힘을 얻기 시작합니다. 환경파괴와 평화의섬 이미지와 배치되는 점 등등 무수히 많은 모순점을 안고있었지만, 새로 들어서는 항구가 '군항'이냐 '민군합동항'이냐 하는 점은 자치행정부에게 그냥 넘길 수는 없는 문제였겠죠. 운영의 주체도 '제주도'에서 '해군(국방부)'로 바뀌어야 정상이니까요. 그렇게 되면 반대쪽 주민들을 설득할 명분이 약해지고 처음 스스로 약속했던 것들과도 멀어지죠.


일반 국민들이 가장 이해를 못하는 분들이 제주도 현지 주민들의 찬성일듯 합니다. 제주도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알 수 없기에 당연한 일일듯 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크게 제주시와 서귀포시로 나뉘어져있지만 실질적인 힘은 제주시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총인구 53만입니다. 그중 행정구역상 제주시에 약 40만이 모여있고 그중 상당수가 제주시내에 밀집 거주합니다. 당연히 경제력도 밀집될 수 밖에 없습니다.(통계청 2010년도 자료 참고했습니다.)

서귀포 신시가지 지역에 혁신도시다 뭐다 해서 대규모 개발중이긴 하지만 현지의 기대는 싸늘합니다. 관공서든 뭐든 들어와봐야 어차피 애초 정부와 지자체에서 약속했던 '가족단위'의 입주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제주도에 관광삼아 가는 분들이야 깨끗한 환경, 시원시원한 도로를 보고 감탄을 하겠지만 실제 제주도(특히 서귀포시)거주 원 주민들은 나아지는게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살아온 제가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떠나온지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지금도 명절이나 아버지 기일에 제주도를 가 보면 '길' 외에는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제주도 현지인들 중 해군기지 건설을 찬성하는 이들의 주장이 이것입니다.


'어차피 지금보다 더 나빠질게 있냐! 이런 큰 변화라도 있어야 먹고 살 수 있게될지 누가 알겠어.'


이런 심정일 것입니다.



개인적인 찬반을 얘기한다면 저 역시 반대합니다. 촘스키교수께서 말씀하셨듯이 평화의섬에 군사기지라니... 이런 넌센스가 또 어디있겠습니까.


또 해군기지가 들어설 예정인 그 바다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 소풍과 각종 해양활동(그냥 소풍의 다른 이름입니다 ㅋ)을 해왔던 장소인지라 얼마나 예쁜 곳이고 깨끗한 곳이었는지 또렷이 기억합니다. 그런 곳이 파괴되어 사라지거나 군 제한 지역으로 묶여 다시는 발을 들일 수 없는 곳이 된다는건 상상하기 싫은 일입니다.


하지만 또 그 지역인근에 살았고, 아직도 어머니는 서귀포에 거주하고 계시기에 그 지역민들의 기대(비록 객관적으로 헛된 그것이라 할지라도)치를 이해합니다.


찬성하는 세력도 반대하는 세력도 단순한 지역이기주의로 몰기에는 그 속에 담긴 내용들이 깊습니다.



이런 중차대한 일이 아직도 이정도의 관심에 머무는 것도 갈등 해소가 어려운 한 이유인듯 합니다. 침묵하는게 최대 장기인 이나라 언론들의 힘이죠 -_-;;


얼마 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 감독인 올리버스톤이 해군기지 반대 집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제주도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 나라의 주력 언론들은 단신으로도 보도하지 않더군요;; 뭐 바라지도 않습니다만 이젠;;

Posted by 시간도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