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 13:01

79. 김광석 2집 (1991/문화레코드) 


<기다려줘>의 히트로 홀로 서기에 성공한 2년 후 발표한 이 앨범에도 역시 동물원이란 꼬리표가 뒷표지, 재킷 등에 남아있다는 사실은, 그가 이후 자신의 빛나는 음악활동을 스스로 끝장내고 황망히 떠나 버린 이제 와 보면 새삼스럽기까지 하다. 김광석이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그리고 노래방 애창곡 목록 속에서) 대체할 수 없는 위치를 장악하도록 도왔던 전형적인 '김광석 표 발라드' <사랑했지만>은 한국 대중 가요에 그리도 흔한 슬픈 사랑노래의 한 절정을 긋는다. 그 곡 하나로는 어쩌면 기막히게 노래 잘하는 발라드 가수 탄생 이상의 의미는 찾기 힘들지 모르지만, 바로 뒤를 잇는 문대현의 <꽃>에서 엄숙하게 불러가는 그의 목소리가 전달하는 비장한 서정미는 대한연합노래패 메아리로 시작한 이력을 실감케 하고, 잔잔하고 덜 극적인 진행을 보이는 <사랑이라는 이유로>는 <사랑했지만>의 애절함과는 또 다른 애수 섞인 차분한 아름다움을 보이며, 이장수의 가사에 스스로 곡을 붙인 <슬픈 노래>는 일상 속에서 노래의 의미를 찾는 그의 여정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조성희) 


첫번째 트랙인 '사랑했지만'이 김광석씨의 음악 인생에 가장 큰 인기를 가져다 준 곡이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가장 김광석 스럽지 않은 곡으로도 보입니다.


오늘 링크곡은 여섯번째 트랙으로 실린 '사랑이라는 이유로'


http://www.youtube.com/watch?v=7ZYSxnUC1Bw

Posted by 시간도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