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4. 10:34
67. 양희은 1991 (1995/킹레코드)
상투적인 표현을 눈감아준다면,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혹은 언니), 버거운 역사의 등짐을 저 모퉁이쯤 살며시 내려놓고 이제 조용조용 말을 걸어 오는 양희은을 이 말처럼 적절하게 형용한 것이 없다. 그이만큼 작곡자 복[혹은 화?]이 넘쳤던 싱어도 많지 않을 터인데, <아침이슬>의 김민기, <한계령>, <찔레꽃 피면>의 하덕규 이후 여기서 파트너로 맞은 이는 막내동생뻘쯤 될 듯한 이병우이다. 언제나 청량하게 곧게 뻗어나가기만 할 것 같던 양희은의 목소리에 어느새 세월의 연륜인 듯 음영이 드리워졌고 그에 맞춰 덤덤한 회한과 호들갑스럽지 않은 달관을 담은 곡들 안에 시종 잔잔하게 뒷받침하는 기타가 호흡을 맞춘다. 그래도 좀 굴곡이 있다 싶은 <가을아침>에서 그려나가는 어느 가족의 아침정경은 정말이지 정겹기 그지없다. 쓸쓸하도록 아름다운 풍경이다. (조성희)
우리나라 가수중 울림이 가장 좋은가수는 이분이 아닌가 합니다.
여섯번째 트랙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는 물론 첫트랙 '11월 그저녁에'도 언제나 들어도 좋은 곡입니다.
오늘 링크하는 두번째 트랙 '가을 아침'을 특히 좋아합니다. 도입부의 무반주로 읍조리듯 들려주는 양희은씨의 목소리는, 그 특유의 울림이 가미되어 정말 탁월한 맛을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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