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1. 10:41

65. 김수철 1집 (1983/신세계음향) 


당대의 히트곡 <못다 핀 꽃 한송이>로 시작하여 <정녕 그대를>, <별리>를 지나 <내일>까지 일련의 애상적 발라드는 음반 제작자들의 신주단지, 애절한 이별 노래의 저주받을 '국내 취향'의 전범이 될 법하다. 물론 작은거인에서 하드 록의 한 경지에 올라섰던 김수철의 작품들은 유통기한 3개월짜리 대량생산 복제품들과는 견줄 수 없는 품위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전통적인 애이불상(슬프되 가슴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 즉 감상적이지 않다)의 미덕과는 조금 다른 의미에서 슬픔의 승화, 상처를 스스로 핥아 치료하는 짐승의 그것과 비슷한 외로운 존재의 확인이다. 어쿠스틱 기타와 현악 세션이 곧 일렉트릭 사운드로 전환되는 <못다 핀 꽃 한 송이>의 드라마틱한 곡 구성은 가요의 틀속에서도 돋보이고, 작은거인 2집에서 옮겨 온 <별리>의 정조는 멀리는 <가시리>에서 가깝게는 소월의 <진달래꽃>까지 면면히 이어져 온 이별가 전통 속에 고유한 정한을 계승했다 할 만하다. 이윽고 앨범 후반부의 <내일>은 선명한 기타 반주를 곁들여 담담한 체념의 어조로 홀로 가야 할 '멀고도 먼 방랑길', 한 뮤지션의 앞으로의 여정을 예비하고 있다. (조성희) 


제가 워낙 김수철씨의 음악 세계를 좋아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언제 들어도 참 질리지 않는 앨범입니다.


요즘 이별 노래들 처럼 꺼이꺼이 울면서 노래 하지 않아도 음악이 얼마나 가슴을 울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곡들이 가득하지요.


오늘 링크곡은 네번째트랙 '별리' 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LBrSChb78Wk


개인적으로 김수철씨의 곡들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Posted by 시간도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