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15. 10:20

38. 노래를 찾는 사람들 1집 (1984/서라벌레코드)

 

1984년, 이제는 시사만화의 조롱거리로나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주로 뒷모습이) 전 모씨가 아무 시간대의 아무 뉴스에서나 머릿기사로 등장하셨던 '땡전시대'의 한가운데. 1987년 이후의 역사적 전개가 불순한 몽상 이상이 될 수 없었던 스산한 시절에 은근슬쩍 대중의 잠긴 귀를 파고들었던 언더그라운드 앨범이 있었으니, 그 주체는 문승현 등 대학연합노래패 '메아리'를 모태로 김민기의 노래극 <개똥이>에 참여했던 노래 운동권의 청년들이었다. <갈 수 없는 고향>에서 산업화 과정의 최대 희생양 중 하나였던 여공들의 비애를 느낀다거나, 갈 데 없는 동요풍의 <바람 씽싱>에서 어머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봄을 찾아 나가려는 젊은이들의 비장한 각오를 읽는다는 건 행간 읽기의 도시들이었던 그 시절 사람들에게나 가능한 은유·상징·해독의 경지를 요구한다. 그에 비하면 원초적인 조국애를노래한 <산하>, <그루터기>의 남성적 서정은 한결 투명한 메시지를 전하며, 김영동의 대금에 이끌려 아이들의 풋내나는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는 교과서에 갇혀 있던 우국지사 충정과 비탄이 당대와 조우하고 있다. 주의 깊게 들으면 남성합창의 고음부에서 바이브레이션 섞인 목소리 하나가 튀는 걸 잡을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처음 대중에게 들려지는 김광석이다. (조성희)

이 앨범이 갖는 사회적, 역사적인 의미는 접어두고 수록곡의 음악적인 완성도만 보더라도 굉장히 빼어난 작품입니다.

 

개인적인 얘기를 하나 덧붙이자면...

부모님들은 모두 골수 여당 지지자들이셨습니다. 박정희대통령을 굉장히 좋아하셨구요. 어린시절 제가 보던 신문도 '한국일보'와 '조선일보'였습니다.

 

이랬던 제가 지금과 같은 성향을 지니게 된 계기가 고등학교때 접했던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음악과 '조세희'씨와 '공지영'씨의 소설들이었습니다.

뭐 그렇다구요 ;;

 

들려드리고 싶은 곡은 '그루터기'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였습니다만, 원곡을 유투브에서 찾지 못했습니다.

오늘 링크곡은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 여섯번째 트랙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DZyOQBCzmMM

Posted by 시간도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