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7. 11:32

33. 한영애 바라본다 (1988/서라벌레코드)

 

"여보세요-거기 누구 없소?"-<누구 없소?>의 첫 소절이 라디오를 통해 귓전을 때렸던 순간이 매정한 10년 세월 지난 오늘까지 생생하다. 그리도 거침없이 포문을 열어젖힌 후 <바라본다>의 대단원까지 하나 빠짐 없는 완성도를 자랑하는 발군의 작곡자들의 다양한 곡들이 변증법적 승화를 이뤄내는 것이 놀랍다. 거칠고 힘있지만 때로는 흐느낄 줄 아는 한영애의 목소리는 그 자체 영혼을 가진 듯 자유롭게 활주하며, <누구 없소?>, <코뿔소>의 록, <비애>의 현악 세션의 슬로우 넘버, <루씰>의 블루스를 모두 껴안아 그녀만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가시밭 넝쿨 아래 착한 왕자님을 기다"리던 비탄에 젖은 <여인>이 곧 "코 힘을 힝힝 뒷발을 힘차게 치는" <코뿔소>로 변신하는 장면은 바로 누군가의 수사대로 '가슴에 선녀를 간직한 야수 혹은 선였던 야수'로서의 여성이 청각적으로 현현하는 순간이었으니. (조성희)

 

너무나 좋아하지만 약간의 아쉬움도 남는 앨범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감상으로요.

 

첫번째 트랙 '누구없소'는 현재까지도 심심치않게 라디오에서 들리는 명작이지만, 일곱번째 트랙인 '갈증', 여덟번째 트랙인 '루씰'과 같은 곡들만으로 가득 채워진 앨범을 듣고 싶은게 개인적인 소망이라면 소망이랍니다.

 

오늘 링크곡은 세번째 트랙인 '비애'입니다. 유재하씨의 곡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NdDCyJEFK6E

Posted by 시간도깨비